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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텐츠의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조화로움을 찾아가는 기획자, 캐주얼 G팀 비컨 인터뷰

게임은 유저에게 즐거움을 전달하고, 유저는 게임을 즐기며 콘텐츠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이렇듯 게임을 잘 만들었다는 것은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본연의 예술성과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는 상업성이 모두 필요한데요. 오늘은 그 두 가지의 조화로움을 고민하며 더 나음으로 나아가는 캐주얼G팀 기획파트 리더 비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캐주얼G팀에서 기획하고 있는 비컨입니다.

 

게임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 업무인가요?

게임 기획자는 넓은 관점에서 보면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며, 서비스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입니다.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게임 개발에서 계획된 과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설계하고, 조율하고,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게임 기획자가 되셨나요?

원래는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고, 저와 잘 맞는 전공이기도 했습니다. 설계자가 디자인을 통해 의도를 가지고 소비자에게 무언가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디자인된 것을 의도에 맞게 활용하는 게 재밌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론과 실무는 확실히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가치가 ‘디자인을 통해 의도한 대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것을 잘 실행할 수 있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게임 분야로 눈길이 갔습니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게임 기획자라면 내가 좋아하는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로 실현할 수 있겠구나 싶어 별도로 공부를 했고 그 이후 게임 기획자로 첫걸음을 뗄 수 있었습니다.

 

전공하신 실내 디자인과 게임 기획, 어떤 것이 가장 달랐나요?

건축 디자인의 경우, 대상자가 보통 소수입니다. 어떻게 디자인하든 클라이언트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언트의 기호를 맞추느라 예술성이나 디자인을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표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대상자가 다수이고, 유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통계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 대중성, 보편성이 굉장히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라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저라는 다수에게 게임의 지표부터 커뮤니티, 리뷰 등 여러 형태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에 스스로 자극도 되고,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어 분야를 바꾼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게임 기획을 공부했을 때와 실무에 투입됐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공부할 때와 실무를 할 때의 차이는 게임을 시장에 출시해 보았는지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할 때나 게임 개발 과정에서는 프로젝트 구성원끼리 어떤 것이 더 재밌을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답을 내립니다. 하지만 출시를 하면 유저라는 정답이 생기게 됩니다. 내부에서 아무리 좋은 결론이라 생각해도 의도한 바를 유저가 다르게 판단하고 답하면 그게 정답이 되는 게 게임이거든요. 아무래도 그 부분이 실무 할 때 느낀 큰 차이였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기획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장점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생기면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제가 기획한 것을 보여줄 잠재 유저가 많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피드백 사이클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겁니다. 디자인은 결국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중에서 모바일 게임의 피드백 사이클이 짧으면서도 직관적인 반응이 많아 빠르게 피드백을 수렴하고,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게임 기획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게임 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상업성과 예술성을 모두 가지는 것입니다. 게임 자체를 상업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패션이나 음악처럼 소비자가 무엇을 더 원하는지 고민하고, 그것에 맞게 설계해 소비될 수 있는 힘인 상업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예술성도 필요합니다. 상업성을 통해 유저가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해보도록 만들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획을 통해 상업성을 잡되 그 안을 어떤 예술적 깊이로 채워 유저에게 꾸준하게 어떤 즐거움을 전달할지 고민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획할 때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게임 이외의 모든 것에서 영향을 받는 편입니다. 물론 게임에서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익숙한 듯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기획자의 숙명이기 때문에 이미 출시한 게임보다 다른 분야에서 새로움을 얻고, 적용해보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업 예술하면 떠오르는 영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림이나 문학, 때로는 세일즈하는 이벤트 방식 등에서도 새로운 포인트를 찾기도 합니다. 트랜드에 맞춰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근에는 숏폼 콘텐츠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비컨에게 영향을 준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팀에서 팀원분들과 영화 모임을 하며 봤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가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자체는 B급 감성이 가득한 영화인데, 사랑에 대한 것을 난해하지만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스스로가 선입견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당 작품을 보면서 그동안 제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에서 선입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지 못했던 시각으로 저를 바라보게 해준 작품이라 그런지 굉장히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트리노드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요?

처음 트리노드를 알게 된 것은 트리노드의 첫 타이틀인 ‘애니멀다운’ 덕분입니다. 당시 게임 회사에 재직하며 캐주얼 게임을 기획하면서 다양한 게임을 접했는데요. 그중 ‘애니멀다운’을 플레이하며 ‘물리 기반이나 자이로 시스템을 활용해 본인이 가진 생각을 이렇게 실체화할 수 있구나’라고 느끼며 인터뷰나 회사의 정보를 많이 찾아보았고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부산 회사여서 당시의 큰 연결점은 없었습니다.

이후 기획자로서 많은 경험을 쌓았을 즈음, 트리노드 서울 오피스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애니멀다운’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에 더해 트리노드의 개발 문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지원하게 됐고, 트리티브로서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역량을 퍼즐에 특화되어있기보다 캐주얼 분야에 전반적으로 쌓아가고 있던 찰나 시기적으로도 트리노드에 첫 캐주얼팀이 생기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타이밍 좋게 합류해 현재까지 캐주얼G팀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웃음)

 

캐주얼G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희 캐주얼G팀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 다독이기도 부딪히기도 하며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 스스로 자기 발전을 이루어 나감과 동시에 그 발전이 팀의 목표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캐주얼G팀의 문화는 무엇인가요?

팀에서 직무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지만, 필요에 따라 직군 구분 없이 자유롭게 제안하고, 실행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직군 기반의 파트가 있고 그다음 팀이 있는 것과, 팀이 먼저고 그다음으로 파트가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 팀인 만큼 후자와 같이 팀이 우선이 되어 업무를 진행할 때 유동적으로 팀의 필요한 점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며 유기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 자체에 대한 분배보다는 하나의 문제를 각자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그에 맞춰 자신에 맞는 일을 진행하려는 문화가 저희에게 더 중요하고, 현재까지 지켜지고 있는 문화입니다.

 

캐주얼G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우선, 현재 서비스 중인 코인블로썸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신규 프로젝트 1’에 대해서는 방향성에 대한 R&D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떻게 구체화하는 것이 좋을지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신규 프로젝트 2’는 컨셉이나 방향성이 정해진 상태로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진행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팀 내에서 목표한 일정에 맞춰 유저분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 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어렵지는 않나요?

한 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인 건 아니기 때문에 저 역시 많이 고민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2년 동안 진행했던 애자일에서 스프린트를 중심으로 한 개발 방식을 이용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은 단위로 목표를 지속적이고 빠르게 설정하고, 해당 목표를 이어 나가는 방식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은 단위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누군가가 각각의 목표를 적시 적소에 잘 배치해줘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팀 리더인 크리스가 담당하고 계시고, 저 역시 크리스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크리스가 제가 본인을 믿는다는 걸 잘 아셔서 굉장히 빠듯하게 짜 주시는 경향이 있지만 말이죠. (웃음)

 

캐주얼G팀에서 진행한 ‘코인블로썸’이 시작부터 런칭까지 한 사이클을 돌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팀을 이뤄 함께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코인블로썸’을 진행하며 팀의 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캐주얼G팀에 속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업무를 해 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낄 정도로 말이죠. 이런 감사함이 한 사이클 속에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임을 상업화하는 데 있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객관적인 지표 등을 바탕으로 얘기해보면, ‘코인블로썸’의 게임 퀄리티는 꽤 적절했지만, 상업화에 있어서는 아직부족한 게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상업화 전략을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는지가 캐주얼G팀에서 새로 만들 게임의 성공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위에서 말한 상업화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잘 만든 게임을 어떻게 유저가 지속적으로 즐기게 할지를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상업화 능력을 많이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게임 개발 자체에 대한 고민은 없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지난 2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팀원분들 덕분에 다소 줄었습니다. 팀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팀원분들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부족했던 부분에 제가 신경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장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생각을 얻고, 성장을 이루는 편인데요. 특히 상업성 능력은 혼자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업화와 관련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많아져야 스스로의 견문도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3년의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진행하는 신규 프로젝트 두 개를 각각 목적에 맞게 개발하고 목표에 맞춰 성과를 내는 게 우선입니다. 여기에 더해 팀 자체의 문화를 더 단단하게 하고, 팀의 질적, 양적 성장을 동시에 가져가면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게 2023년도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기획자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이 있고,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리노드 내에서든 외에서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발전하고 싶은 소망이 있으니 대화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앞으로 더 누구나 편하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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